웃통벗고 오르는 산, 중국 심천 우통산 (2019.10.19)
안녕하세요.
오늘은 특이하게 중국 선전(심천)의 우통산 등산기를 올립니다.
회사업무로 출장차 중국 선전(심천)에 가게 되었고요. 급하게 결정된 출장이라, 요즘 일본으로 여행을 가지 않아서인지 중국행 비행기가 여유가 없더군요. 겨우 하루전/하루후 일정중 비행일정을 골라 출장을 가게 됩니다.
출장일정을 다 마치고, 지난 주말 10/19토요일에 심천에서 가까운 산인 우통산을 등반해 볼 계획을 짜 봅니다.
현지 직원분께 우통산 가는 방법을 안내 받아서 휴대폰에 고이 모셔 놓습니다. 가다가 길 잃어 버리면 꼭 전화를 하라고 신신 당부를 하십시다.
출장업무를 마친 상쾌한 토요일 아침입니다. 중국 심천 도심은 상해에 버금가라면 서운 할 정도로 건물들과 거리, 지하철, 버스가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한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도 잘 발달 되어 있는 곳 입니다. 호텔에서 점심을 싸 올까 하다가 한국인 망신일것 같아 그냥 나왔는데, 지하철역 가는길에 찐 옥수수를 판매 하네요. 하나에 5위안, 800원 정도입니다. 욕심내서 2개 사 봅니다. 조금 더 걸어가니 지하철역이 나오네요. 어딜 가든 길 잃어 버리지 말아야 하니 위치보관을 위해 한컷 찍어 둡니다.
지하철역 내부입니다. 저기 티케 자동판매기가 보이네요. 직원이 안내 해 준대로 2호선 마지막 역에서 두번째 역을 선택 합니다. 40여분을 가는데 6위안입니다. 1000원정도 합니다. 교통비 정말 착합니다. ^^ 지폐는 5위안, 10위안만 받는군요. 어떤 기계는 10위안에 파란불이 꺼 있는것 도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중국인들만의 WeChat Pay, Alipay가 너무 잘 되어 있어서, 외국인들은 현금을 쓰게 되는데, 현금쓰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습니다. 100위안보다 작은돈을 언제든 주머니에 찰랑찰랑 가지고 다녀야 합니다.
여기로 거스름돈과 지하철 티켓이 나옵니다. 지하철 티켓은 플라스틱으로된 동전같은 모양이네요. 사진을 못찍었어요. ^^
중국 지하철은 희안하게도 들어갈때 공항 검색대처럼 가방 검색대가 있습니다. 저 문을 통과해서 뒤에 가방검색대를 통과해야 합니다. 베낭에 물과 먹을것들이 있으니 검색대 통과를 해야겠지요. 사진 찍는다 뭐라 할까봐 뒤에서 순식간에 살짝 찍어봤습니다.
지하철 탑승구 안 입니다. 우리 지하철이랑 크게 다를바 없죠 ? 아주 깨끗합니다. 1호선부터 11호선까지 있는데 모두 이정도 깨끗 합니다. 거의 동시에 운영 시작 한것 같습니다.
40여분을 가니 내여야 할 역에 도착 했습니다. 말로는 도저히 못알아 들어서 언제 도착하나 안내판을 계속 응시하고 왔습니다.
버스를 갈아타야 합니다. 역시 대륙의 버스정류장은 대단합니다. 버스정류장이 너무커서 m445버스는 1번 탑승구에서 탈수 있다고 안내 해 주고 있습니다. 5번 탑승구까지 있는데, 그 길이가 200미터는 족히 되어 보입니다. 버스가 자주 안옵니다. 한 30여분을 기다렸더니 m445번이 옵니다. 버스요금은 2위안입니다. 340원이네요. 정말정말 착합니다. 당당하게 5위안 지폐를 냅니다. 버스기사에게 거스름돈 달라고 손바닥을 내밀었습니다. 중국말로 막 머라고 하는데, 거스름돈 없다고 알아들었습니다. 실제로 그렇게 얘기 했을겁니다. 340원짜리 버스를 800원내고 타고 갑니다. 억욱합니다.. ㅠ.ㅠ
이 버스를 타고 40여분 가는 것으로 안내 되었는데, 알고보니 탄곳이 종점이고, 가야 할곳도 종점 입니다. 340원에 종점까지 갑니다. 버스는 중간중간 정류장에서 사람을 태워 우통산이 있는 종점까지 갑니다. 버스가 꽉찹니다. 저는 먼저 자리에 앉은지라 편하게 가고 있었는데, 할머니 한분이 타십니다. 얼른 자리를 양보 해 드렸습니다. 가방을 들어 줄까 하는 말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중국어 하나도 못하는데, 얼굴 표정이 그렇게 보입니다. 괜찬다고 고개를 흔들었지만, 가방을 빼앗아 갑니다. 묵직한 베낭을 앉고 계신기 힘든지 버스바닥에 조용히 내려놓으십니다. ^^
이렇게 만원버스를 타고 버스는 계속 갑니다. 1시간 반을 갑니다. 평일 보다는 산에 가려는 사람들이 많은지 버스도 만원이도 차도 많습니다. 많이 막히네요. 1시간 반을 가서 도착한 우통산 입구.
혹시나 옥수수로 부족할까봐 수퍼마켓에 들러 초코파이를 삽니다. 6개 들어 있다고 합니다. 2,000원 정도 하네요.
우통산 입구는 온통 공사판 입니다. 심천 시내는 엄청 깨끗하고 좋은데, 여기는 70년대 ~ 80년대 초반 서울 거리 인것 같습니다. 온통 공사판입니다. 저 공사하고 있는 건물 안에서 식당들이 즐비 합니다. 나중에 하산해서 먹을 음식들이 있는지 살피고 가는데, 그리 땡기지 않는 음식들입니다. 막걸리는 당연히 없습니다.. ㅠ.ㅠ
우통산 입구 북문입니다. 구글에는 Wutongsan North Gate라고 표기 되어 있네요. 중국은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쓸 수가 없는데, 저는 SKT에서 제공하는 로밍을 해 간 상태라, 구글 접속이 잘 되었습니다. 그런데 구글에 중국에 대한 정보가 너무 없어서 거의 있으나 마나 하더라구요. 중국 App을 깔아야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데, 까막눈이라 그것도 못합니다. 다행히 검색을 해서 바이두에서 만든 좋은 번역앱을 하나 설치 해 두었습니다. 이것으로 역경을 해쳐 나갈겁니다.
알아 볼 수 있는 한자는 대, 소밖에 없습니다. 여튼 대가 큰산일것 같아서 직진 해 봅니다. 모르면 직진입니다. ^^
입구부터 사람이 많습니다. 정말 많습니다.
조금 더 올라가니 산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옵니다. 등반길 같아서 여기서 계단을 오르기 시작 합니다. 계단이 아주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우통산 정상까지 4km가 이런 돌로 계단이 잘 만드어져 있습니다.
한국은 오늘 단풍이 아주 잘 들었다는 페북의 다른 산우님들의 글들이 올라옵니다. 문득 먼산을 봤더니 단풍은 없고 푸른산이 보입니다. 두달만에 다시 여름산행을 하고 있습니다. 땀이 삐질삐질 납니다. 오늘의 온도는 최고기온 32도 입니다. 지금은 30도 쯤 될것 같습니다. 11시입니다.
산행하는길에 음식과 등산용품을 파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등산인원도 많지만, 이렇게 장사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100여미터마다 한분씩 계시는 것 같아요. 아직은 배가 고프지 않습니다. 계속 갑니다.
조금더 가니 개울가가 나옵니다. 더운 여름 우리의 계곡처럼 물놀이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까 잡상인 아저씨께 구입한 뜰채로 물고기를 잡고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우리랑 똑같쥬 ?
조금 더 가니 흔들다리가 나옵니다. 중국산이라 약간의 의심을 하면서 건너 봅니다. 튼튼합니다. 중국에 사람이 많으니 한꺼번에 많은 사람이 다리를 건너더라도 문제없게 튼튼하게 만들었을 것 같은 믿음이 확 생겼습니다. ^^
아직 1키로도 안올라왔는데, 벌써 계곡에 앉아서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분들 정상이 목표가 아니신 것 같습니다. 잽싸게 사진 찍어 둡니다. 우리랑 똑같습니다. ^^
계속 올라가는 길입니다.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비닐봉투에 갖가지 음식을 싸들고 올라갑니다. 중국말로 엄청 큰소리로 이야기 하면서 아주 천천히 올라갑니다. 더 듣기 어려워 추월 하려고 해도 추월이 잘 안됩니다. 어떻게라도 추월을 해서 앞으로 가면 또 이렇게 이런 무리들의 사람들이 나옵니다. 사람 정말 많습니다. 천천히 올라가야겠습니다.
또 이렇게 가판대 물건을 팝니다. 100미터마다 있습니다.
계골물이 시원하게 쏟아지네요. 아직까지는 경사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땀은 나지만 계속 올라가 봅니다.
이제부터 경사가 좀 심해집니다. 폭포가 하나 나오고 폭포의 경사도는 거의 90도 입니다. 이 폭포의 길이만큼은 경사도가 아주 가파를것 같습니다. 심호흡을 한번하고 힘차게 올라가 봅니다.
경사가 정말 가파릅니다. 올라가서 내려다 보는 경사입니다. 나중에 정상까지 올라가면서 알게되었는데, 정상까지는 4키로미터인데 설악산 오색코스만큼의 경사입니다. 그래도 돌계단이 아주 잘 되어 있어서 발목은 안아픕니다.
어느정도 올라왔는지, 심천 시내가 보이기 시작하네요. 뿌연 해무가 심천도심을 가려 놓습니다. 미세먼지는 아닌것 같습니다. 심천이 바닷가 근처라 항상 이렇게 해무가 끼어 있네요.
이정표가 나옵니다. 몇미터 남았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트랭글의 지나온 궤적을 보니 한 500미터 쯤 남은것 같습니다. 경사가 너무 가파릅니다.
도저히 쉬지 않고는 안되겠습니다. 쉬었다 가는김에 배도 고프로 옥수수 한개를 꺼내 봅니다. 알이 통통하니 정말 맛있게 생겼습니다. 생기기만 그렇습니다. 뉴수거를 첨가하지 않았는지, 맛은 정말 없습니다. 달달한 강원도 찰옥수수, 대학 옥수수가 그립네요. 맛은 없지만 옥수수 한개 먹었더니 배가 든든합니다.
10여분을 쉬고 다시 계속 등반을 해 봅니다. 거의 정상에 왔음에도 아직 주변에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계속 줄서서 올라갑니다.
300미터 쯤 남은 곳에 사냥금지 낚시 금지가 표기 되어 있습니다. 정상에 천지가 있다고 해서 기대하고 올라갔습니다. 백두산 천지처럼 큰 연못이 있고, 거기에 물고기가 살것만 같습니다.
계속 엄청난 경사도 입니다. 계속 추월을 해서 사람이 없을때 살짝 찍어 봅니다. 사람 없는 계단 사진을 거의 얻기 힘듭니다. ^^
이제 물 한통을 다 먹고 쓰레기통에 버립니다. 중국산은 곳곳에 쓰레기통이 있어 쓰레기를 버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역시 쓰레기통이 있으니 사람들은 쓰레기를 아무데나 버립니다. 청소 하시는 분이 이 정상까지 와서 쓰레기를 주워다가 쓰레기통에 모으고 있습니다. 나무젓가랑은 그냥 자연에 방사하는 센스를 발휘 하시네요.. ^^
정상 가까이에도 가판이 있습니다. 하우머치 했더니 저를 빤히 쳐다 봅니다. 옆에 있던 다른 등산객이 손가락 다섯개를 펴더니 '파이브'라고 알려줍니다. 100위안짜리를 냈습니다. 주머니에 잔돈을 다 꺼내더니 75를 줍니다. 20을 더 달라고 손짓을 해 봅니다. 잔돈이 없다고 주머니를 까 보입니다. 이제 익숙합니다. 중국인은 현금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WeChat Pay, AliPay를 사용합니다. (사진의 QR코드가 계좌번호입니다.) 물건을 사고 저 QR코드를 이용해서 핸드폰으로 은행이체를 해 줍니다. 얼마나 간편한지 중국와서 이 시스템에 놀랐습니다. 현금은 저같은 외국인을 위한 보조수단입니다. 당연히 잔돈이 있을리가 없죠. 조용히 파인애플을 내려 놓습니다. 75위안을 돌려주고 100을 달라고 손짓 합니다. 잘 알아 들었고 100을 돌려 밨았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다른 가판대도 많으니까요. ^^
정상 가까이 올라왔습니다. 저 위에 사람 몰려 있는 곳이 정상입니다. 정상에도 사람이 엄청 많습니다. 중국와서 지구인 정말 많이 구경하고 갑니다. ^^
심천 시내가 보입니다. 홍콩도 보인다고 하는데, 해무가 껴서 잘 안보입니다.
정상에서 판매하는 기념품입니다.
햇볓이 뜨거워 우산을 쓰고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홍콩이 가까워 우산시위를 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심천 우통산의 정상석입니다. 역시 대륙의 정상석은 스케일이 다릅니다. 산 높이가 1000미터 입니다. 심천은 바닷가 근처라 실제 등반 높이가 1000미터입니다. 그 경사도가 만만치 않습니다. 웃통벗고 오르는 우통산이라고 어느 블로거께서 소개 해 놓으셨습니다. 실제로 웃통벗고 있는 중국인들이 종종보입니다. 그래도 배만 뽈록 내 놓고 있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서 다행입니다. 다들 웃고 있는데 저는 웃고 있지 못합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힘듭니다.
정상석에서 인증샷을 하나 찍어달라고 말도 못합니다. 다들 사진 찍느라 흥분해서 주변의 말을 아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각자들끼리 중국말로 신났습니다. 아무도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서지 않습니다. 그냥 이네들의 모습입니다. 좋고 나쁘고가 아니라 이들이 살아온 방식을 이해합니다. 셀카를 조용히찍어 얼굴이 정상석보다 크게 한장찍고 만족합니다. ㅎ
잔돈을 가지고 계신 가판대가 있는게 보여서 100위안을 당당하게 내고 멜론을 하나 들었습니다. 파인애플이 먹고 싶었는데 여기는 멜론만 있습니다. 단게 땡겨서 빨리 한입 먼저 베어먹고 컷을 날립니다. 이제 당 보충이 조금씩 되고 있습니다.
우통산 천지가 어딘가 했더니, 이곳이 천지입니다. 너무 작습니다. ㅎ
물이 엄청 지저분합니다. 물고기는 안살것 같습니다. ^^
파인애플을 다 먹고 멀리 보이는 정상석을 한번 더 찍어 봅니다. 여전히 사람은 많습니다.
이쪽이 홍콩쪽인 것 같은데, 산한개 말고는 그 뒤로 아무것도 안보입니다. 해무가 심합니다.
심천 방향입니다.
자 이제 적당히 쉬었으니 하산을 해 볼까 합니다. 원점회기는 절대 불가하니 계속 직진 합니다. 정상에서 내려가는 길이 두갈래가 있더군요. 다른 사람들 가는 곳으로 따라 갑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하산을 하려고하니 놀랐습니다. 산등성이를 따라서 난 계단길에 계단은 보이지 않고 온통 사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저 등성이 아래로 길이 조금 보이는데 거기까지 사람으로 가득 찼습니다. 지도에 보니 약 4키로미터 정도 되는데 모두 사람으로 가득 합니다. 모르고는 내려가겠으나 이 인파를 보고 이길로 내려갈 수 없네요.
방향을 틀어 왼쪽으로 내려옵니다. 이곳은 사람이 전혀 없습니다. 계단도 아주 좋습니다. 산 아래를 보니 도시도 크고하니 호텔까지 돌아가는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것 같습니다. 이제 내려가서 국수나 좀 먹어야겠습니다.
정말 이 길은 희안하게 내려오는동안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나중에 알게되었지만, 이길로 내려오면 안되는 것였습니다.
올라갈때와 같은 경사를 계단을 내려오니 무릅에 무리가 많이갑니다. 정면으로 내려오지 않고 45도 틀어 게걸음으로 통통 내려옵니다.
한 시간여를 내려오니 드디어 문이 보입니다. 오를때 북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정표가 보이지만, 무슨 이정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번역 앱으로 알아 보려고 해도 신박한 번역을 주지 못합니다. 그냥 갑니다.
이제 하산을 했으니 들에 핀 꽃들이 보이기 시작 합니다. 여유가 생겼습니다.
시간도 여유가 있고 사탕 수수 파는 아저씨가 있어 하나 삽니다. 하산해서 샀더니 4위안이네요. 한번도 맛 본적 없는 사탕수수지만 모양을 보고 사탕수수인지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먼저 한입 베어 문 뒤 사진을 찍습니다. 첫 맛은 수수깡 베어 문 듯한 맛입니다. 식감이 좋지 않습니다. 한번 씹었더니 단물이 주욱 나옵니다. 그런데 미지근한 단물이라 그 맛이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뚜껑 열어둔채 며칠 지난 포카리스웨트 먹는 맛이랄까요... 두번 더 베어물고 계속 같은맛이어서 길 그냥 숲속으로 버립니다. 사탕수수 길거리에서 사먹지 않는거로^^ 좋은 경험 했습니다. ^^
계속 내려가도 버스는 보이지 않고 이정표만 나옵니다.
우통산 청소 하시는 분들인지 버스정류장이 어디있나요 ? 번역 앱으로 가볍게 물어봅니다. 잘 못알아 듣습니다. 막 중국어로 뭐라고 하시는데 번역앱이 알아 듣지를 못합니다. 한국인이라고 잘 설명 해 보려고 하지만, 잘 설명이 안됩니다. 하는 수 없습니다. 계속 갈길을 갑니다.
마을에 사시는 분들인지 할머니 여럿이서 모여계십니다. 또 물어봅니다. 역시 안됩니다. 번역앱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는데, 뭔가 같을 곳을 보고 있지 않은 불특정 다수의 분들과 번역 앱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젊은 사람에게 물어봐야 할것 같은데 젊은 사람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까 하산 할때 추월 했던 젊은친구들이 내려올테니 정 안되면 그친구들 기다렸다가 영어로 물어보면 될것 같다는 안심은 들었습니다.
계속 가다보니 젊은친구 세명이 인도길바닥에 누워있습니다. 산행으로 지칠대로 지쳐 쉬고 있다는 것쯤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Can you speak english ? 하고 묻습니다. Yes를 당당히 이야기 합니다. 저보다 영어를 훨씬 잘 합니다. ^^ 다행입니다. 내가 션쳔시내를 지하철 타고 가려고 하는데 어디를 가야 버스나 지하철을 탈수 있는지 ? 이곳에는 버스 지하철이 없다고 합니다. 택시를 앱으로 호출 해야 한답니다. 자기들은 택시를 호출했고 기다리고 있다고 합니다. 당황 했습니다. 앱이 없으면 택시를 탈 수 없는 위치에 있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앱으로 택시를 호출 하라고합니다. 택시를 호출 할 앱이 없다고 하니, 그럼 어떤 앱이 있느냐 묻습니다. 제 폰을 보여주니 온통 한글로만 된 화면인지라 금새 도와주기를 포기 하더군요. 그들끼리 중국말로 막 이야기를 합니다.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어보네요. 심천 난산구까지 간다고 했더니 난산구 어디인지 묻습니다. 호텔주소야 찾아서 알려주면 되지만 이야기가 계속 진행중이라 재빨리 텐센트빌딩 근처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랬더니 자기들은 텐센트 직원이라고 합니다. 하마터면 바이두 근처라고 이야기 할뻔 했는데, 더 높은 건물이 텐센트라 텐센트를 이야기 했는데, 다행히 텐센트 직원들이네요.. ^^ ㅎ
또 자기들끼리 토론을 합니다. 나같은 외국인이 어쩔 방법이 없을거고, 자기들 집까지 같이가고 거기서 가까운 지하철을 타면 된다고 합니다. 택시가 오면 태워주겠다고 합니다. 반가운 이야기입니다. 너무 고맙다고 연신 떙큐를 외쳐대니 택시가 도착 했습니다. 일반 택시가 아니라 우버같은 자가용 택시가 도착 했군요.
한참 이 친구들과 이야기 하느라 사진은 못 찎었고 차에타서 한컷 찍었습니다. 저 앞에 길바닥에 누워 있더군요. 예의바른 청년들이 저를 앞자리에 태워주고 뒷자리에 3명이 탑니다. 미안하네요.. ^^
택시를 타고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합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변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등산 이야기이니 이친구들과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 ^^
드디어 시내의 지하철 역에 도착 했습니다. 신호대기중에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택시비를 좀 보태주려는 저를 뿌리칩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몇차례 했고, 신호가 바뀌어 그친구들과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정말 고마운친구들입니다. 외국인 한명 살렸습니다. ^^
해가 뉘역뉘역 져 가고 있습니다. 아침 7시에 출발해서 오후 5시가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중국어 일도 모르는 외국인이 무모한 도전을 했지만, 중국을 이해하고 중국사람을 이해하는 좋은 하루였습니다. 산에 오른다는 것은 나를 찾고 다른사람을 알게되고 그렇게 그렇게 스스로 성장하는 길을 열어 주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산에서 어려움에 부딧힌 외국인을 친절히 보살펴주어야겠습니다. 긴 산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